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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국산타 2025. 9. 8. 08:28

본문

 

 

나의 첫 블로그 포스팅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봐야겠다.

 

세어 본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 많은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미국 서부에서 유명한 공원들은 거의 다 가 본 듯 하다.

그 중에서 거의 대부분이 한 번 다녀온 공원이고, 두 번 이상 다녀온 공원은 아마도 손에 꼽을 듯 하다.

미국이 워낙 넓다 보니, 캘리포니아 밖의 다른 주로 가려면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려 다시 방문하고 싶어도 시간 상 쉽지가 않다.

그 와중에 우리 집에서 그나마 4시간내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곳이 있다. 아마 우리는 이곳에 수십번은 갔을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을 가도, 갈 때마다 새롭고 질리지 않는 곳.

정말 멋있다는 다른 국립공원들을 가도 (물론 한 곳도 멋지지 않은 곳은 없다), 그래도 나의 마음속 부동의 1위는 여전히 이 곳,

 

요세미티

 

미국에 처음 왔던 날이 기억난다.

2016년, 대학교 2학년때의 여름이었다. 학교에서 미국 탐방 프로그램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받아서 주로 실리콘밸리 지역을 돌아봤었다. 그리고 LA에 갔었는데, 우리들은 한 한인 민박집 4인실에서 머물렀다. LA숙소가 그 당시에 너무 비싸서 저렴한 민박을 고른 것인데, 우연찮게도 그 민박집 사장님은 주변 투어 가이드도 같이 하셨다. 

 

그 때 사장님이 LA주변에 있는 두 국립공원이 있다고 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나는 미국 국립공원 하면, 그 당시에는 그랜드캐년 밖에 몰랐던 때라 이 두 공원에 대해 처음 알았다.

나는 학생 때 부터 알바를 열심히 해서 돈을 저축했는데, 사실 난 쇼핑이나 맛집, 카페 등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 때는 그런 것에 돈을 쓰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컸다.

나의 단 하나의 관심사는 여행에 가서, 거기서만 해볼 수 있는 액티비티에 돈을 쓰는 것. 경험에 돈을 쓰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그래서 사장님이 국립공원 투어를 간다고 했을 때, 나는 정말 신나서 가격은 신경쓰지도 않고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그 때 당시 1박 2일에 거의 200불정도 했던 것 같다. 학생으로서는 매우 큰 돈이었는데, 나는 "내가 드디어 미국에서 국립공원을 가 보다니!" 라는 생각에 너무 들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조슈아트리로 가서, 난생 처음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를, 그냥 공원 바닥에 누워서 바라봤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은 없었다. 그때 스탠딩에그의 little star와 여름밤에 우린 노래(특히 이 노래는 앨범 커버가 조슈아 트리에서 찍은 것이라 더 기억이 난다)를 들었던 것 같다. 같이 간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었는데, 그 아름답던 밤 하늘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미국.

2017년 여름이었다. 나는 그 당시 독일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가 있었고, 여름방학 때 잠시 미국여행을 갔었다. 이 여행은 정말 내 인생 가장 다이나믹한 여행이었다. (언젠가 포스팅에 쓸 기회가 있길)

그 때도 나는 다시 한 번 LA에 갔다. 그리고 같은 민박집에 머물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전 해에 가지 못한 요세미티에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그런데 모객이 되지 않았다. 민박 사장님은 나 혼자서 요세미티에 갈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조슈아에 가자고 한다. 나는 그 2016년의 조슈아가 정말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에 흔쾌히 또 가겠다고 했다. 두 번째의 조슈아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결국 요세미티는 가까운 미래에는 가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 미국.

2018년 여름이었다. 나는 내가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미국에서 보내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었다. 미국에 이렇게 벌써 다시 오게 될 줄 도 몰랐다. 내가 드디어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을 해보다니! 6개월후에 졸업을 하면 이건 어마어마한 스펙이 되겠구나.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여기엔 쓸 수 없는 정말 다이나믹한 (나쁜 쪽으로) 일들을 겪고, 6개월은 무슨 그냥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10월의 어느 날. 인턴 동기가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한국 고깃집을 가잔다. 여러 일들로 지쳐있던 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있었다. 근데 왜 그날 따라, 한 번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친구랑 같이 산타클라라의 고깃집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새 친구들을 만들고 우리는 다 같이 치킨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남편을 만난다.

 

그리고 현재의 남편과 연애 시절 처음으로 같이 여행을 간 곳이 바로 요세미티였다. 정말 그토록 와 보고 싶었던 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서 오게 되었다! 당시 나는 미국에서 운전 면허도 없었고, 남자친구는 병원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던 때라 정말 피곤했던 시기이다. 그런데도 나를 위해 4시간을 넘게 운전을 해서 요세미티에 가주었고, 그 날은 추수감사 연휴였는데 아직도 눈이 많이 내렸던 하프돔과 엘카피탄의 풍경은 잊히지 않는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우리는 하이킹도 했는데, 남자친구는 한 걸음 앞에 갈 때마다 뒤에 돌아서서 나를 보고, 손을 잡아주고 길을 안내해줬었다. 정말 말 그대로 한 두 걸음마다 뒤 돌아서 챙겨주고, 손 잡아주던 남자친구. 다 큰 어른인 내가 넘어질까 내가 그렇게 소중했나보다. (ㅎㅎ) 그 하이킹 코스는 Vernal Falls였고, 아직도 우리 부부의 요세미티에서 제일 좋아하는 하이킹 코스이다. 

 

썸네일에 걸린 사진은 어느 해의 2월에 요세미티에서 유명한 firefall를 보기 위해 갔던 날이다. 매 해 2월 며칠 동안만, 석양이 그 폭포를 비추면서 마치 붉은 빛이 흘러 내리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말 그대로 불 폭포라고 불린다. 2번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구름의 양과, 바람 등 날씨 요소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허락해주겠지.

 

멋진 firefall은 볼 수 없었어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구름이 정말 멋지게 걸린 요세미티의 풍경을 보았다. 매 번 갈 때 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요세미티. 구름이 많아 우리에게 firefall은 허락하지 않았지만, 대신 다른 풍경을 선사해주었다. 

 

이 것이 우리 부부가 자연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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