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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서부 2주 로드트립 -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구경하기 (Oxbow bend, Jackson lake overlook, Schwabacher landing)

그랜드티턴

by 미국산타 2025. 11. 22. 08:58

본문

미 북서부 2주 로드트립 1,2일차

 

미 북서부 2주간의 로드트립의 시작 -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 있는 곳으로

매년 여름이 되면 우리는 로드트립을 떠날 생각에 들뜬다. 우리는 주로 국립공원을 위주로 로드트립을 가는 편인데 겨울의 궂은 날씨 때문에 1년 중 공원을 전체 개방하는 달은 몇 달 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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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밤): 장장 32km(20마일)에 달하는 우리 인생 최장거리의 하이킹을 마친 후, 어제 우리는 밤 늦게가 되어서야 겨우 그랜드티톤 국립공원캠핑장에 도착했다. 장거리 하이킹 후 2시간 운전까지 하느라 기진맥진. 도착하니 거의 자정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여름이어도 공원 안의 날씨는 쌀쌀했고, 순간 그냥 차에서 잘까 아주 잠깐 고민이 됐다(ㅋㅋ). 이 어둠과 추위 속에, 그리고 피곤함을 이기고 도저히 텐트를 셋업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세단에서 몸을 구겨서 잤다가는 도저히 다음 날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정말 귀찮음을 무릅쓰고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 동안 썼던 coleman 8인용 텐트인데, 텐트 모양이 일반적인 네모 모양이 아니라, 양쪽으로 미니 방처럼 튀어 나온 부분도 있어서 설치가 쉽지 않다. 춥고 어두운 와중에 하려니 더 안 되는 기분. 그래도 남편의 주도 아래 어찌저찌 잘 설치했다!

 

여름에 인기가 많아 겨우 예약한 그랜드티턴 @Colter Bay Campground 캠핑장. 이 캠핑장은 5월 말에 오픈해서, 9월 말에 문을 닫는다. 이 공원 내에서 Jenny Lake 캠핑장과 더불어 가장 인기가 많은 캠핑장이다. 우리는 이 곳에서 3박을 할 예정이다. 

 

2023.08.15 여행 4일차

 

 

 

전날 장거리 하이킹과 너무 늦게 캠핑장에 도착한 탓에 완전 늦잠을 자버렸다. 이럴 줄 알고, 미리 오늘 일정은 매우 여유롭게 잡아뒀다. 장거리 하이킹 다음 날은 하루를 휴식일로 잡는 게 좋다. 일찍 일어나고 싶어도 몸이 너무 피곤하면 다음 일정들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 일정을 꼭 사이에 두는 편이다. 이런 휴식일에는 주로 많이 걷거나 하이킹을 하지 않아도 차를 타고 가서 볼 수 있는 뷰 포인트 위주로 잡았다.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캠핑하면서 이렇게 까지 꿀잠자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냥 기절해 버렸다. 텐트를 가리고 있던 나무 그늘이 사라져 해가 들어오면서 텐트가 후끈해질 때까지 일어나지 않고 버텼다 (ㅎㅎ) 

 

늦은 아침을 먹고, 캠핑장에서 좀 쉬다 보니 2시 반이 넘었다. 이렇게 늦게 나와도 괜찮다! 미국 여름의 로드트립의 가장 큰 장점,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진다. 8월 초에는 일몰이 8시 반, 우리에게는 아직도 6시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렇게 게으름을 피어도 모든 게 용서되는 여름의 여행!

 

오늘의 첫 목적지는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Oxbow bend (옥스보우 벤드)로 향한다.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엽서 속 풍경 그 자체이다. Bend라는 말 그대로 Snake River (스네이크 리버)가 크게 휘어지는 구간으로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샛길이 있다. 강 뒤로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의 산맥은 Mount Moran (마운트 모란). 이 곳은 특히 일출이 예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름에는 해가 정말 일찍 뜨기 때문에 부지런한 사람만 볼 수 있다. (ㅎㅎ) 해가 떠오르며 분홍빛으로 물드는 산봉우리의 풍경이 매우 멋있다고 하니, 부지런한 한국인들은 꼭 노트해두기!

Teton Park Road (그랜드티턴 메인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주차하고 사진 찍을 곳들이 많다

 

옥스보우 벤드에서 남쪽으로 30분간 내려가는 길. US-191 도로로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의 메인 도로인 Teton Park Road (티톤 로드)이다. 이 도로 자체가 국립 공원 내부 최고의 풍경을 보여주는 도로(Scenic Drive)이기도 하다. Grand Teton 산맥 전체가 한 눈에 보이는 구간으로, 중간 중간 차를 멈춰 세어 구경하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포토 포인트가 많다. 그래서 공원 내에서 이동하는 것 자체가 풍경 여행이다. 초원과 강,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이 번갈아 펼쳐진다.

 

가는 곳 마다 감탄이 나오는 풍경이다. 하이킹을 하지 않아도 되고, 어려운 비포장 도로나 꼬불거리는 도로를 운전하지 않고도 이렇게 쉽게, 쭉 펼쳐진 도로를 따라 운전하면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듯 하다. 그래서 아무래도 가족 단위로 오는 여행객들이 많은 것 같다. 어린이들과 노약자들도 많이 걷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깎아 만든 듯한 그랜드 티턴 산맥. 넓은 초원 뒤로 웅장하게 서 있는 모습이다. '티턴'(Teton)은 프랑스어 '젖(유방)'에서 유래한 말로,  1800년대 초 프랑스계 모피 사냥꾼들이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 산맥의 주요 봉우리들이 여성의 큰 유방과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즉 직역하자면 '젖무덤 산줄기'라는 뜻. 앞에 붙은 'Grand'는 그랜드 캐년처럼, 크다라는 의미이다.

 

이 프랑스인들이 더 서부로 와서 캘리포니아 산들의 이름을 짓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웅장한 요세미티의 화강암을 봤다면 또 이상한 이름을 붙혔을지도..? 

 

어느새 부턴가 우리 차의 트렁크에 항상 실려 있는 삼각대로 멋진 커플샷도 남긴다. 나름 체크무늬 옷으로 커플룩을 맞춘 것(ㅎㅎ). 초원과 나무들, 그리고 그림처럼 보이는 티턴산맥과 구름. 

 

다시 차를 타고 Teton Park Road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다음 목적지인 Schwabacher Landing에 도착하게 된다. 

@ Schwabacher Landing
이런 나무있으면 꼭 밟고 올라가 보는 우리.

 

물에 비친 티턴 봉우리들의 모습으로 유명한 Schwabacher Landing (슈바처랜딩)! 슾지에 위치한 비버 연못에 아름다운 산맥이 반영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새벽 일출이 정말 아름답다고 하니, 부지런한 분들은 도전해보길..!) 그래서 특히 사진작가들에게 매우 유명한 포토스팟이기도 하고, 이 곳에서 작게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도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화려한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이렇게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이 대자연만이 있는 이 곳에 신랑신부가 턱시도와 드레스도 입고, 주례도 있고, 작은 규모의 가족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식을 올리는 모습을 처음으로 봤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이런 결혼식 문화가 참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캠핑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늦게 일어난 탓에 일출은 못 봤어도), 아름다운 일몰을 보려고 한다. 해가 거의 8시 20분이 다 되어서야 지기 시작한다.

 

주변 전망대에 오르니 넓게 펴진 초원과, 강 뒤로 보이는 산맥들. 옷을 보면 알겠지만 해가 떨어지니 어찌나 춥던지, 가지고 있던 제일 두꺼운 패딩과 기모가 들어간 자켓을 꺼냈다. 아무리 8월이어도, 미국 국립공원은 밤에 춥다. 정말 춥다.

 

 

캠핑장 돌아가는 길에 샤워실도 들렸다. 미국 국립공원 안에 있는 샤워실은 대부분 유료가 많은데, (아주 간혹 무료 샤워실이 있는 공원도 있긴하다.)  이렇게 그 공원만의 토큰으로 교환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토큰으로 바꿀 때, 카드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쿼터(25센트)나 지폐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이 시대에 아직도 현금이 꼭 필요한 곳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겠지만,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다. (아직도 거리 주차 미터기에 동전만 받는 곳도 있는데..)

 

지금은 나름 캠핑 여행에 노하우도 생기고 그래서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이지만, 캠핑 샤워에 관해 웃픈 이야기가 있다. (잊지 못할 레슨이기도 했던..) 우리도 캠핑 여행을 처음 다닐 때는 아예 몰랐다. 샤워를 할 때는 토큰이 필요하고, 보통 토큰은 현금으로만 교환이 된다는 사실을. 캘리포니아 북쪽에 위치한 레드우드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하던 때였다. (완전 캠핑 초보 시절) 샤워를 하려고 들어갔더니 토큰으로 꼭 교환을 해야 한다는 사인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가진 현금이 동전 몇 개 밖에 없었다. 지폐가 아예 하나도 없었다(..!). 캠핑장 입구에서 공원 레인저에게 물어보니, 제일 가까운 ATM이 차로 20-30분은 걸릴 거란다. 해도 지고 어두워져서 다시 공원 밖에 나갔다 오기도 애매했다. 돈 뽑으러 갔다오는데만 왕복1시간.. 이 때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적어도 20불짜리는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고.

 

몸이 너무 찝찝했던 터라, 샤워를 꼭 하고 싶은데 돈은 없고.. 그래서 생각한게 그 공원 ranger에게 현금을 받고 venmo (미국 어플인데, 미국인들이 돈 주고 받을 때 제일 많이 쓴다)를 보내기로 한 거다. 레인저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서, 벤모를 들어갔는데 또 잊고 있던 게 있다. 미국 국립공원은 인터넷이 진~짜 안 터진다. 신호가 너무 약하게 잡혀서 벤모가 안 되는 거다. 진짜 미약한 신호를 잡아가며 겨우 벤모를 보내고 돈을 받아서 겨우 씻었다는 이야기.

 

고생은 했지만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며 나름 미국 로드트립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경험은 실제로 부딪혀봐야만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좋은 추억 거리가 되기도 하고ㅎㅎ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내에 있는 샤워 시설은 7분에 6불. 뜨거운 물로 천천히~ 몸을 지지고 싶었는데 7분밖에 안 주니 즐기지는 못 하고 퀘스트마냥 후다닥 씻고 나와야했다. 그래도 깔끔하게 씻어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또 한 번의 장거리 하이킹이 기다리고 있다. 어제 보다 더 긴 하이킹이다. 2025년 현재, 아직까지도 우리가 한 가장 긴 하이킹 코스.

 

내일도 또 일찍 일어 나서 하이킹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 무리하지 않고 여유롭게 돌아다녀서 내일 열심히 하이킹 할 준비가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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