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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서부 2주 로드트립 -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옐로우스톤 5박 6일 여행기 1탄 (Norris Geyser Basin 노리스 가이저 베이슨, Gibbon Falls)
by 미국산타 2025. 12. 16. 09:29
미 북서부 2주 로드트립 -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옐로우스톤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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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8 여행 7일차, 옐로우스톤 2일차
아름다운 그랜드티턴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어제 드디어 옐로우스톤 Madison Campground 캠핑장에 입성했다. 이 곳에서 5박 6일간 캠핑을 할 예정이다. 한 캠핑장에서 이렇게 오래 머무는 건 이 곳이 처음이다. 보통 다른 공원에서는 한 캠핑장에 3박 정도 하는 편인데, 옐로우스톤은 워낙 볼거리가 많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딜레이나 변수등을 고려해서 아주 넉넉한 일정으로 잡았다.
미국 국립공원 중 나의 버킷리스트 1순위였던 옐로우스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1872년 지정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즉 '국립공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곳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전 세계 자연 보호 정책의 기준이 된 곳이기도 하다. 단순히 풍경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옐로우스톤은 살아있는 자연 박물관이라고 볼 수 있다.

옐로우스톤의 크기는 숫자로 보면 더 실감이 나는데, 약 8,983㎢. 서울 면적의 15배, 제주도의 5배 (!!) 이 국립공원 하나가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 3개 주에 걸쳐 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그래서 하루 이틀로는 절대 다 볼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짧은 일정의 경우에는 경로를 잘 짜야 한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단순한 관광보다는 광대한 자연 속을 탐험하는 여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옐로우스톤은 크게 두 가지 테마로 나눠볼 수 있겠다.
1. 살아 숨쉬는 지구
2. 야생 동물의 왕국
옐로우스톤은 살아 숨쉬는 지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 화산 (칼데라 Caldera)에 자리한 지역으로 간헐천(Geyser)의 절반 이상이 존재한다. 아이슬란드의 유명한 게이시르(Geysir),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 꼭 들른다는 곳인데 영어로 간헐천을 뜻하는 Geyser가 게이시르에서 유래되었다. 지금도 일부 간헌철은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대표적으로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바이슨, 엘크, 무스, 곰, 늑대 등이 서식하고 있다. 야생 동물들이 도로를 막아 차가 멈추는 일이 일상적인데 이를 영어로 바이슨 잼 (bison jam = bison + traffic jam)이라 한다. 나중에 사진으로 보여주겠지만 우리도 바이슨 잼 덕분에 (?) 도로에서 꼼짝없이 갇혀야 했던..


우리가 머무는 Madison Campground에서 89번 도로를 따라 8자 형태를 중심으로 서북부로 올라간다. 옐로우스톤의 큰 매력은 8자형의 도로를 따라 잠시 멈춰 구경할 곳이 셀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미리 공부를 해서 지도에 pin을 해놨다가 갈 때도 있었고, 그냥 lookout형태로 주차장 자리가 나있는 곳에 멈춰서 구경할 때도 있었다.
본격적인 첫 목적지인 간헐천으로 가기 전, 캠핑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Gibbon Falls에 갔다. 폭포가 넓게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실타래가 풀려내려오는 것 같다.


주차를 하면 바로 앞에서 폭포를 볼 수 있어, 많이 걷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았다. (ㅎㅎ) 다만 꽤 유명한 폭포라, 차들이 많아서 주차하기가 힘들 수 있음. 짧게 사진을 찍고 우리의 찐 첫 목적지인 Norris Geyser Basin로 향한다. Gibbon 폭포에서 북쪽으로 약 20분 가야한다.
Norris Geyser Basin
Norris Geyser Basin(노리스 가이저 베이슨)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간헐천 지대이자, 지열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이다. 구간마다 다양한 간헐천과 포인트가 있어 짧게는 1시간, 넉넉히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지도 상 중앙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둘러보는 것이 좋다. (물론 우리는 피곤해서 이미 늦잠을 자 버렸지만..ㅎㅎ)

노리스 가이저 베이슨은 크게 두 구역의 트레일로 나뉜다. 북쪽의 포슬린 베이슨(Porcelain Basin)과 남쪽의 백 베이슨(Back Basin) 두 트레일을 모두 걸으며 역동적인 간헐천과 지열 활동을 볼 수 있다. 한 가지 주의 사항은 증기에서 품어나오는 유황 냄새가 강하기 때문에 냄새에 민감하다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다.(ㅎㅎ)

우리는 주차장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Emerald Spring으로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백 베이슨을 먼저 구경할 계획이다. 어느 부분부터 돌아도 상관 없지만 그냥 인파가 덜 한 곳부터 시작했다. 백 베이슨은 숲길을 따라 걷는 보드워크 트레일인데, 뒤에 둘러 볼 포슬린 베이슨 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곳이었다. 워낙 많은 온천(영어로는 spring이라고 함)과 간헐천들이 있어서, 하나 하나 자세히 둘러보기는 힘들지만, 주로 유명한 곳들은 위의 사진 처럼 이름과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으니 읽어보면 좋다.
말 그대로 에메랄드 빛의 초록색이 인상적인 Emerald Spring. 물이 워낙 맑아서 온천 안의 깊은 모습까지 보인다. 예쁘지만 유황 냄새는 독하다. 이 냄새를 트레일 내내 맡아야한다(ㅎㅎ)

백 베이슨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출을 하는 간헐천이 있다. 바로 Steamboat Geyser (스팀보트 간헐천). 분출 시 최대 90m이상의 물기둥이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분출 주기를 예측할 수 없어, 실제로 분출을 본다면 그것은 정말 행운이라할 수 있다. 몇 일 간격일 수도, 몇 달 간격일 수도 있다. ("분출 주기를 예측하는게 가능한가?" 라고 궁금해할 수 있는데 정답은, yes 예측이 가능한 간헐천도 있다! 이는 나중에 설명할 예정)
그리고 이 스팀보트 간헐천 바로 옆에 있는 Cistern Spring (시스턴 스프링)은 만약 스팀보트 간헐천이 대분출을 하면, 시스턴 스프링이 갑자기 비워진다고 한다. 물이 급격히 빠지면서 온천의 색이 이 맑은 파랑색에서 탁한 색으로 바뀌고 이후 몇 일 혹은 몇 주에 걸쳐 다시 채워진다고 한다. 실제로 보게 된다면 정말 자연의 실험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스팀보트 간헐천을 보고 데크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붉은 색의 Echinus Geyser (에키누스 간헐천)이 보인다. 에키누스는 라틴어로 바다 성게를 뜻 한다고 하는데, 분출시에 뾰족뾰족 튀는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옐로우스톤에서도 드문 산성 간헐천으로 pH 가 매우 낮다. 지금은 거의 비활성 상태이지만, 과거에는 45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분출하던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늘이 거의 없어 땡볕 속 데크길을 걷는 중. 온천에서 느껴지는 열기와 강한 햇빛 때문에 살짝 지친다. 쉴 만한 곳도 거의 없다. 참고로 이 나무를 넘어서 들어가는 것은 금지다. 보기에는 안전해 보이지만, 언제 분출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정해진 트레일을 따라 걸어야 한다. 오른 쪽 사진의 Green Dragon Spring은 동굴처럼 생긴 틈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바람이 불면 용이 숨 쉬는 소리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 수 백년 전 그 때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었다면 정말 무서웠을 것 같다. 물에서 용 소리가 난다고 생각이 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름이 가장 특이했던 Porkchop Geyser (포크찹 가이저). 포크찹(폭찹)은 돼지고기 등뼈 스테이크인데, 분출구 모양이 포크찹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그러고 보면, 간헐천의 이름들을 참 직관적으로 지은 듯 하다. 원래는 잦은 분출을 하던 작은 간헐천이었는데, 1989년 갑작스러운 강력한 수증기 폭발 사건으로 내부 압력이 분출구를 파괴하여 더 이상 물을 뿜지 않는다. 즉 간헐천이 뜨거운 증기만 지속적으로 내는 스팀 벤트로 변한 사례이다. 이 곳에서는 간헐천도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진주(pearl)가 반짝이는 것 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

이 노리스 가이저 베이슨에만 수십개의 간헐천이 있는데, 과연 이 곳에는 무슨 이름을 붙혔을까? 보는 재미가 있다. 어두운 색이 독특했던 이 간헐천의 이름은 fearless, 직역하자면 겁없는, 두려움없는 간헐천이라는 뜻이다. 이 쯤되면 처음에는 그 간헐천의 모습을 보고 열심히 이름을 짓다가, 뒤로 갈 수록 대충지은 듯한.. (?)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ㅋㅋ).


가끔 이름이 없는 간헐천도 있다. (아니면 내가 사진을 안 찍은 건가?) 색이 예뻐서 찍은 듯 한데, 내 멋대로 이름을 지어봤다. 유난히 밝은 하늘색을 자랑하는 포카리 가이저들.

1800년대 후반 대 분출 이후로는, 휴면 상태에 있다는 모나크 가이저. 이 곳을 기점으로 이제 백 베이슨을 거의 둘러보고, 트레일의 북쪽인 포슬린 베이슨으로 향한다. 백 베이슨 투어에는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트레일 자체는 길지 않기 때문에, 대략 훑어 보고 지나가면 1시간 이내로 돌 수 있다.


백 베이슨에서 포슬린 베이슨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포슬린 베이슨의 다양한 간헐천들이 한 눈에 보인다. 사진으로 느껴지지만, 지면이 참 하얗다. 포슬린(Porcelain)은 도자기를 뜻 하는데, 이름 그대로 하얀 도자기 같은 지면을 보고 붙힌 이름이라고 한다. 포슬린 베이슨의 지면은 실리카(규산질) 침전물로 덮여있는데, 이 것이 하얗고 단단한 지면을 만든다. 크고 작은 분출로 인한 끓는 물과 증기를 끊임없이 볼 수 있다.


백 베이슨보다 간헐천의 개수가 적고 트레일도 짧은 편이지만, 하얀 지면과 대비되는 파란 간헐천과 온천의 모습이 매우 예쁘다. (그래서 사진도 더 잘 나온다)


이 노리스 가이저 베이슨 트레일은 데크 길을 따라 걷는 거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접근이 가능해서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 다만 트레일에 거의 나무가 없어서 더운데, 대신 그 덕분에 시야가 확 트여서 넓게 펴진 간헐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윌리기그 가이저는 분출할 때 물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며(whirl) 솟아오르는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다른 간헐천들이 높은 물기둥 형태를 분출한다면, 윌리기그는 물을 회전시키며 뿜어내는 거친 지열 에너지를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간헐천이라 할 수 있다. 분출 주기는 일정하지 않아, 만약 분출을 본다면 그야말로 행운!



더운 땡볕 아래, 정말 반가웠떤 잠깐의 나무 그늘길. 포슬린 베이슨은 옐로우스톤에서도 가장 황량하고 무생물적인 풍경을 가진 지역이다. 이 곳에 나무가 거의 없는 이유는 땅 자체가 생명체에게 적대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토양 온도가 너무 높고, 강한 산성 때문에 나무 뿌리가 자라기 힘들다. 또한 실리카로 덮인 지면은 식물들에게는 거의 콘크리트에 가까운 단단한 표면이라고 한다.




약 2시간 동안 여유롭게 노리스 가이저 베이슨을 둘러 본 후, 트레일 입구에 있는 Norris Geyser Basin Museum에 들렀다. 아까 백 베이슨에서 봤던 스팀보트 가이저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출을 했다고 한다.

트레일에서도 주요 간헐천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지만, 먼저 박물관에서 간헐천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읽고 트레일을 가면 미리 공부할 수 있어서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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